그때가 왔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장 어려운 결정을 위한 다정한 안내

포장된 길에서 조용히 쉬고 있는 나이 든 노란 래브라도
사진: Marek Ślusarczyk (Tupungato) · CC BY 3.0

핵심 요약

  • 분명한 신호 하나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좋은 날과 나쁜 날의 균형이 계속 바뀌는지 살펴보세요.
  • 통증, 식욕, 수분 섭취, 위생, 기분, 거동을 점수로 매기고 짧은 일일 기록을 남기세요.
  • 기록을 수의사에게 가져가 병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물어보세요.
  • 장례 방식은 미리 정해 두세요. 느끼는 죄책감은 실패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반려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있다면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예요”일 것입니다. 다정한 마음에서 나온 말이지만, 결국 답할 수 없는 질문 앞에 혼자 남겨 두지요. 진실은 더 부드러우면서도 더 냉정합니다. 대개는 누가 봐도 분명한 단 하나의 신호가 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좋은 날과 힘든 날 사이의 균형이 천천히 기울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분명하게 보고, 수의사와 이야기하고, 감당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믿을 만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 안내에서는 짐작에 기대지 않고 삶의 질을 살피는 방법, 수의사에게 물어볼 것, 안락사 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 가족과 집을 준비하는 방법, 그리고 당일보다 훨씬 전에 정해 두는 편이 훨씬 수월한 사후 결정까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분명한 신호가 거의 없는 이유

동물은 약한 모습을 놀랄 만큼 잘 숨깁니다. 신장이 나빠진 고양이도 여전히 무릎 위에서 골골송을 부를 수 있고, 관절염이 심한 개도 보호자가 리드줄을 집으면 꼬리를 흔들 수 있습니다.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동물의 본능이고, 우리 마음은 눈에 보이는 것을 믿고 싶어 합니다. 게다가 많은 만성 질환은 절벽처럼 떨어지기보다 완만한 비탈처럼 진행되어서, 하루하루가 전날과 거의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알게 될 거예요”는 자주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도움이 되는 것은 인상이 아니라 관찰로 옮겨 가는 일입니다. 본 것을 적고, 순간이 아니라 주 단위로 비교하고, 임상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병의 다음 단계가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지 묻는 것이지요.

다정한 눈으로 삶의 질을 살피기

수의사들은 반려동물의 한 주를 몇 가지 일상적인 항목으로 점검해 보라고 자주 권합니다. 수의 종양학자 앨리스 비야로보스 박사가 만든 널리 쓰이는 기준은 영어 머리글자를 따 ‘HHHHHMM’이라고 부릅니다. 통증(Hurt), 식욕(Hunger), 수분(Hydration), 위생(Hygiene), 행복(Happiness), 움직임(Mobility), 그리고 힘든 날보다 좋은 날이 많은지(More good days than bad)입니다. 공식적인 척도가 없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솔직함과 노트 한 권입니다.

매일 던질 질문들

  • 통증. 통증이 잘 조절되고 있나요? 쉬는데도 헐떡이기, 밤에 서성이기, 숨기, 떨기, 만지면 움찔하기, 몸의 한 부분을 감싸기 같은 조용한 행동이 동물이 아프다고 말하는 방식입니다.
  • 식욕. 밥에 아직 관심을 보이나요?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있지는 않나요? 조금 먹게 하는 데에도 달래거나 손으로 먹이거나 식욕 촉진제가 필요한가요?
  • 수분. 물을 충분히 마시나요, 아니면 탈수되고 있나요? 어떤 질환은 피하 수액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여전히 아이를 편하게 해 주는지, 아니면 버거운 일이 되었는지 물어보세요.
  • 위생. 스스로 몸을 깨끗이 유지할 수 있나요? 실수, 엉킨 털, 한자리에 누워 생긴 욕창, 그루밍을 못 하는 것은 단순히 손이 가는 문제가 아니라 많은 동물에게 불편함이자 괴로움입니다.
  • 행복. 보호자의 목소리에 꼬리가 아직 반응하나요? 창가, 장난감, 마당, 보호자의 무릎을 찾나요? 여전히 반겨 주나요, 아니면 구석으로 물러나 있나요?
  • 움직임. 일어나고, 눕고, 몸을 돌리고, 좋아하는 자리까지 무리 없이 갈 수 있나요? 넘어지거나 일어설 때 도움이 필요한가요?
  • 좋은 날이 더 많은가. 전체적으로 볼 때, 그 아이다운 날이 그저 버티는 날보다 아직 더 많은가요?

간단한 기록을 남기세요

적어도 1~2주 동안 매일의 답을 적어 보세요. 기록은 걱정으로 가득한 마음이 하지 못하는 두 가지를 해 줍니다. 희망 섞인 생각에 휩쓸리지 않게 하고, 흐름을 보여 줍니다. 많은 가족이 달력에 날마다 색깔 점을 찍습니다. 좋은 날은 초록, 그저 그런 날은 노랑, 힘든 날은 빨강. 2주쯤 지나 한 걸음 물러서 보면, 스스로 아직 말하지 못한 것을 색깔이 대신 말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수의사가 나누는 간단한 기준이 있습니다. 힘든 날이 좋은 날보다 많아지면, 수의사와 진지하게 이야기할 때입니다. 어떤 가족은 반려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를 적어 둡니다. 골목 모퉁이까지의 산책, 현관 계단에서의 햇볕 쬐기, 저녁 간식. 그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즐기지 못하게 되었을 때, 가족은 답을 얻게 됩니다.

수의사와의 대화

수의사가 보호자 대신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소중한 일을 해 줄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병이 앞으로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 주는 것이지요. 기록을 가지고 진료를 받으며 솔직하게 물어보세요.

작은 흰 강아지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진찰하는 수의사
사진: Nenad Stojkovic · CC BY 2.0
  • 앞으로 몇 주는 어떻게 될 가능성이 큰가요? 마지막이 가까워졌다는 것은 어떤 신호로 알 수 있나요?
  • 아직 치료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그 치료가 아이에게 어떤 부담을 주나요? 입원, 매일 주사, 잦은 통원 같은 것들이요.
  •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 있나요? 더 편하게 해 줄 수 있을까요?
  • 출혈, 발작, 호흡 곤란처럼 갑작스러운 위기가 올 위험이 있나요? 한밤중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선생님의 반려동물이라면 무엇을 지켜보시겠어요?

좋은 수의사라면 이런 질문을 반길 것입니다. 일반 진료보다 시간을 넉넉히 잡는 삶의 질 상담을 하는 병원도 많고, 왕진 수의사는 불안 때문에 상태가 달라 보이지 않는 집에서 아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서두르는 느낌이 들거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 주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다른 수의사의 의견을 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이 결정은 오래도록 함께할 테니까요.

완화 치료와 호스피스

때로는 솔직한 답이 “아직은 아니지만, 곧”일 때도 있습니다. 수의 완화 치료는 치료보다 편안함에 집중합니다. 더 강한 진통제, 구토 억제제, 식욕 지원, 푹신한 잠자리, 경사로, 위생 관리 도움 같은 것들이지요.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몇 주를 선물해 줄 수 있고, 동시에 더는 편안함을 지켜 줄 수 없게 되는 때를 알아차리는 틀이 되어 줍니다.

조금 일찍 건네는 마지막 선물

대부분의 수의사가 조용히 같은 말을 합니다. 일주일 일찍 작별한 것을 후회하는 가족은 거의 없지만, 일주일 늦게 보낸 것이나 한밤중 응급 병원에서 맞은 마지막 하루를 무겁게 안고 사는 가족은 많다고요.

앞으로 쇠약해지는 일만 남았을 때의 안락사는 포기가 아닙니다. 보호자가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돌봄입니다. 아이 안에 있는 고통을 내 마음으로 대신 끌어안겠다는 선택이지요. 좋아하는 음식을 맛보거나 햇볕 아래에서 쉴 수 있는 차분한 날을 고르는 것은 아이에게서 시간을 빼앗는 일이 아닙니다. 그 아이의 삶을 닮은 마지막을 선물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것을 더 힘들게 합니다. 과정을 알아 두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나라와 병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햇살 가득한 잔디밭에 편안히 누워 있는 갈색 개
사진: Joselodos · CC0
  1. 먼저 서류 절차. 대개 동의서에 서명하고, 사후 처리와 비용을 미리 상의합니다. 작별의 시간이 실무적인 일로 끊기지 않도록, 예약 전에 모두 처리할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2. 진정. 대부분의 수의사는 먼저 진정제를 주사합니다. 몇 분 안에 아이는 깊이 이완되고 졸음에 빠지며, 의식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용히 말을 건네고 쓰다듬어 주기에 좋은 때입니다.
  3. 마지막 주사. 수의사가 마취제를 과량 투여합니다. 보통 정맥에, 때로는 다리에 잡아 둔 작은 카테터를 통해 투여합니다. 1~2분 안에 심장이 멈춥니다. 평온한 과정입니다.
  4. 확인. 수의사가 심장 소리를 확인하고 아이가 떠났음을 알려 줍니다. 필요한 만큼 곁에 머물러도 됩니다.

사람들이 놀라지만 지극히 정상인 일들도 있습니다. 눈은 대개 뜬 채로 있습니다. 숨이 멈춘 뒤에 근육이 작게 움찔하거나 반사적으로 한두 번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방광이나 장이 비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아이가 의식이 있거나 아프다는 뜻이 아닙니다. 미리 알고 있으면 무서운 기억으로 남지 않습니다.

집에서, 아니면 병원에서?

많은 지역의 왕진 수의사가 제공하는 가정 안락사는 불안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아이를 차량 이동과 병원 냄새에서 지켜 주고, 다른 반려동물과 가족이 익숙한 곳에서 함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비용이 더 들고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진행하더라도 더 다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날의 마지막 시간대, 조용한 방, 옆문 출입을 부탁하고 집에서 쓰던 담요를 가져가세요. 거주 국가의 왕진 수의사와 장례·화장 업체는 반려동물 생애 마지막 서비스 디렉터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족의 준비, 그리고 나 자신의 준비

아이들에게는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세요. 어린아이에게는 ’재운다’는 표현을 피하세요. 잠드는 것을 무서워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많이 아파서 더 이상 나을 수 없어서, 수의사 선생님이 몸이 편히 멈추도록 도와주실 거야”라고 말해 주세요. 큰 아이에게는 함께 있을지, 미리 작별할지, 떠난 뒤에 볼지를 고르게 하고 그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다른 반려동물은 떠난 친구의 몸을 보거나 냄새를 맡게 해 주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해할 기회를 가진 아이가 덜 찾아 헤맨다고 느끼는 보호자가 많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만큼 그날을 계획해 두세요. 아직 할 수 있을 때 평범한 것들의 사진을 남기세요. 소파의 닳은 자리, 밥그릇, 현관의 리드줄. 발도장을 찍어 두세요. 수의사가 괜찮다고 하면 좋아하는 음식을 주세요. 하고 싶은 말은 소리 내어 하세요. 돌아오는 길은 다른 사람이 운전해 주도록 부탁하고, 가능하면 다음 날은 비워 두세요.

사후 결정은 그날 전에 미리

실무적인 결정을 내리기 가장 힘든 순간은 반려동물이 떠난 직후입니다. 미리 조금만 생각해 두면 그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 매장할까요, 화장할까요? 집 마당에 묻는 것이 허용되는 곳도 있고 제한되는 곳도 있습니다. 반려동물 묘지에서는 영구적인 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 개별 화장인가요, 합동 화장인가요? 개별 화장은 아이의 유골을 돌려받을 수 있고, 합동 화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선택지와 업체에 물어볼 질문은 반려동물 화장 안내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 기념품. 점토 발도장, 털 한 줌, 목줄은 예약 전이나 당일에 준비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 누가, 언제 아이를 데려가나요? 많은 화장 업체가 병원이나 집으로 찾아옵니다.

죄책감은 길을 잃은 사랑입니다

때가 되었다고 결정하더라도 죄책감은 아마 찾아올 것입니다. 오게 두고, 가게 두세요. 이 결정 뒤의 죄책감은 무언가를 잘못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깊이 사랑했고, 아픈 책임을 기꺼이 짊어졌다는 증거입니다. 반려동물은 우리처럼 날짜를 세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알던 것은 따뜻함, 밥, 보호자의 손, 보호자의 목소리였습니다. 마지막에 그것들이 곁에 있었다면, 그건 좋은 마지막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촛불 하나
사진: Rolf Schweizer Fotografie · CC BY 2.0

그 뒤 몇 주 동안은 아이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너그러워지세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 관한 안내에서 자연스러운 애도의 모습과 도움을 청할 때를 다룹니다. 마음에 도움이 된다면 추모 페이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용기 내어 보내 준 소중한 친구를 위한, 조용하고 영원히 남는 페이지입니다.

그날이 오면, 할 수 있다면 곁에 있어 주세요. 보호자의 목소리는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믿는 소리입니다.

이 안내는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수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의 구체적인 상황은 담당 수의사와 상담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안락사는 너무 이른 것과 너무 늦은 것 중 어느 쪽이 나을까요?

대부분의 수의사는 조금 일찍 작별한 것을 후회하는 가족은 드물지만, 위기가 닥칠 때까지 기다린 탓에 오래 아파하는 가족은 많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쇠약해지는 일만 남았다면, 비교적 괜찮은 날 차분하게 작별하는 것이 대개 더 다정한 선택입니다.

안락사할 때 반려동물이 고통을 느끼나요?

안락사는 고통이 없도록 설계된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수의사는 먼저 진정제를 투여해 반려동물을 깊이 이완시킨 다음, 마취제를 과량 투여해 1~2분 안에 심장이 멈추게 합니다. 느끼는 불편함은 대개 예방접종 때와 비슷한 작은 바늘의 따끔함 정도입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할까요?

할 수 있다면 많은 수의사가 함께 있기를 권합니다. 보호자의 목소리와 손길은 반려동물의 세상에서 가장 익숙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은 없습니다. 함께 있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미리 작별 인사를 하고 따뜻한 의료진에게 맡기는 것도 사랑입니다.

집에서 안락사를 할 수 있나요?

네. 많은 지역에 왕진 수의사가 있어 집에서 안락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불안이 심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아이가 차를 타고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비용이 더 들고 며칠 전에 예약해야 할 수도 있으니, 필요해지기 전에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죽었어', '더 이상 나을 수 없어서 수의사 선생님이 몸이 편히 멈추도록 도와주셨어'처럼 솔직하고 쉬운 말을 쓰세요. 어린아이에게는 '재운다'는 표현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잠드는 것을 무서워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큰 아이에게는 함께 있을지, 미리 작별할지 스스로 고를 수 있게 해 주세요.